비교하는 방법, 공기방울의 무늬, 얼음의 무늬
이번에는 여러분께서 직접 얼음 속에 갖힌 공기방울의 무늬를 한번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공기방울의 무늬를 관찰하는 데에 있어서 여러 조건과 그리고 상황들을 우선 생각해보십시오.
냉장고에서 언 얼음의 무늬와 자연상태에서 언 얼음의 무늬, 천천히 완냉하여 얼린 얼음과 급냉하여 얼린 얼음 그 무늬가 과연 전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만약 이 중에서 얼음의 무늬가 생길 수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 그 중에서 실수로 혹은 귀찮은 마음이 들어 의도적으로 한가지를 빼어놓았다면 그래도 우리가 얼음의 무늬에 대해 전부 다 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얼음 속이 뿌옇게 되는 것은,
사실 그 안에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공기들이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결론만 알면 될텐데 사실 얼음 속의 무늬쯤이야 틀려도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얼음의 무늬보다도 좀더 크고 중요한 실험을 하면서 예를 들어 토끼 한마리를 냉동시켜 놓고 그것을 다시 살려내는 그러한 실험이었다고 합시다.
앞뒤가리지 않고 당장 그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토끼를 꽁꽁 잘 얼려놓기까지는 하였는데, 아뿔싸 그만 꽁꽁 얼어버린 토끼가 다시는 녹지 않는 것입니다.
좋습니다.
얼음의 무늬도 중요하지 않고 뭐 그까짓 토끼 한마리쯤 괜찮다고 친다면, 그렇다면 이번에는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우주선 안에 들어있는 우주비행사라면 말입니다.
우주비행사가 달나라에 가기까지 개도 먼저 들어가보고 원숭이도 한번 들어가보고 그래서 마침내 사람이 저 달나라를 밟을 수 있게 되었던 사실을 잘 알고 계시지요?
다시 한번 얼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러므로 아주 하찮은 관찰, 실험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얼음 속의 무늬를 관찰하는 것과 같이 아주 단순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 해도, 냉장고에서 언 얼음, 자연에서 언 얼음, 또 같은 냉장고라 하더라도 영하 5도에서 얼린 얼음과 영하 10도에서 급냉하여 얼린 얼음 등 모든 것을 전부 갖다 놓고 비교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조건에 따라 그 결과는 서로 차이가 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또 있습니다.
가령 우리가 코끼리의 사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는 모습을 통해 코끼리의 좋아하는 음식과 보통 한번에 낳는 새끼코끼리의 수, 그리고 배우자의 수, 주로 가는 곳, 좋아하는 향기, 싫어하는 짐승, 또 목욕은 일주일에 몇번쯤하는지, 배설습관은 어떠한지 그러한 것을 알아야 한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아프리카에 사는 코끼리와 인도의 코끼리 그리고 동물원에서 사육사의 손에 의해 길들어진 코끼리 등 다양하게 여러 지역에서 살아온 여러 형태의 코끼리 비교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처해온 환경에 따라 코끼리의 습성에 여러가지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과학을 함에 있어
어떠한 주제를 정해 놓은 다음 가장
먼저 고려하여야 할 것은 이러한
여러조건하에서 달라진 여러가지의
차이를 미리 가정하고 그 모든 것을
고려하며 시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