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같다면 그래서 굳이 무엇과 무엇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면 이름은 없어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철수와 영희의 얼굴은 분명 다릅니다. 얼굴 뿐만 아니라 체격도, 머리모양도, 또 목소리도 모두 다릅니다.
매의 날개와 독수리의 날개가 다르고, 백상어의 이빨과 고래의 이빨이 다르고, 개의 짓는 소리와 고양이의 우는 소리가 또 다릅니다.
이것이 ‘차이’입니다.
모든 생물이 저마다 서로서로 구분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각기 나름대로 독특하게 간직하고 있는 그 무엇인 것입니다.
하지만 또 어떻습니까?
차이는 생물에만 있는 것일까요?
바닷가에 반짝이고 있는 모래알,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 하루 종일 오르락 내리락거리는 엘리베이터, 똑딱거리는 시계, 지하철의 자동문, 1초에 지구를 일곱바퀴 반을 돈다는 번개, 크리스마스에 내리는 하얀 눈 그리고 소나기 ...
이처럼 생명이 없어도 우리가 목격하는 모든 현상들 또한 크고 작은 차이는 있습니다.
우리는 생명체이든 아니면 비록 생명이 없는 비생명체이든 우리가 목격할 수 있는 모든 자연현상들이 차이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앞에서 이러한 차이가 그 물질 고유에 존재하고 있는 바로 다양한 원자들의 결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그처럼 서로서로, 모양도 맛도 냄새도 제각각인 많은 존재들이 다양한 개성을 뽐내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 아주 닮은 것을 예로 들 때 쌍둥이를 예로 듭니다.
그러나 아무리 똑같은 쌍둥이라해도 아주 세밀한 차이는 있다고 합니다. 양쪽 얼굴의 비례가 다르다든가 아주 조그만 티끌만한 점이 뺨에 있다든가 또 한사람은 차분한데 한사람은 활동적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자연의 질서는 그만큼 오묘해서 세상에는 서로 똑같은 것이 또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길가에 굴러다니는 돌맹이 하나하나, 풀잎사귀에 맺혀 있는 물방울 하나하나까지도 전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교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차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면 이러한 차이는 무엇으로 알 수가 있는 것일까요?
차이는 무엇으로 알 수 있는가?
▶첫번째, 그것은 각 사물의 특성에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소금의 짭쪼름한 맛, 설탕의 달착지근한 맛, 겨자의 톡쏘는 맛, 고추가루의 매운 맛.이처럼 하나의 물질 혹은 하나의 식물 혹은 하나의 동물 스스로가 갖고 있는 아주 독특한 특성입니다.
사람으로 말한다면 바로 개성같은 것입니다.
친구들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친구는 얼굴이 보름달처럼 동그랗고, 어떤 친구는 계란처럼 얄쌍하고, 어떤 친구는 막대기처럼 길죽하고, 어떤 친구는 또 큰바위 얼굴처럼 아주 크고..모두 다릅니다.
우리가 어떠한 것의 차이를 안다고 했을 때 바로 이러한 저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아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소금과 설탕이 어떻게 다른가는 금방 알 수가 있습니다.
모양을 보고, 맛을 보고, 물에다 끓여보고, 음식에 넣어보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말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어떤 물질의 특성을 안다고 하면 그 특성을 통해 이것은 이러한데 저것은 왜 이렇지 아니한가를 따져 바로 ‘차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렇게 찾아낸 ‘차이’를 통해 무엇과 무엇을 비교하는 것이 비로소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