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하기
“ 까마귀는 언제나 저마다 임무가 있었으며, 누구나 제 임무를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임무란 집단 속의 생명과 자기 생명과 남의 생명을 보호해주는 일을 의미하는데, 그들이야말로 단체 생활이 무엇인가를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까마귀 군대의 지휘관은 그들 무리 중에서 우선 가장 나이가 지긋지긋해야하고 나이에 걸맞게 슬기로워야하며 굳세고 용감해야 합니다. 그들의 지휘자는 또 건강하고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경솔하게 행동하는 부하나 덤벼드는 부하를 힘으로 눌러 복종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이지만 젊은 까마귀들은 경솔하고 지식도 별로 없으면서 수효는 많습니다. 그러니까 까마귀떼의 대부분이 젊거나 어린 까마귀들입니다.
실버스타는 캐나다의 터론토시 동북쪽에 있는 소나무 숲이 우거진 캐슬프랭크를 그들의 고향으로 하는 한 까마귀 무리의 두목입니다.
이들의 집단은 대략 2백마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2백마리를 넘는 일이 좀처럼 없습니다. 그들이 왜, 또 어떻게 2백마리 선을 유지하는지 그 까닭과 방법을 우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실버스타 사단은 따뜻할 때는 나이아가라 강 기슭에 머물다가 추워지면 이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해마다 2월이 되면 실버스타 사단은 터론토 남쪽 나이아가라강 아래에 있는 넓은 이리호에 그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들은 이동할 때 일직선으로 날지 않고, 옆으로 비스듬히 선을 그리며 날아 소나무 숲이 자욱한 언덕으로 오는데, 그 때 그들이 방향을 잡는 목표들은 근처의 높은 산입니다. 늙은 까마귀 실버스타는, 매년 부하들을 거느리고 이 이리호에 와서 40일간을 지내다가 다시 날아갑니다.
이리호 기슭으로 날아온 실버스타 사단은, 일단 여기서는 부대를 셋으로 나누어 아침마다 각각 다른 곳으로 식량을 얻으로 출발합니다. 세 부대 중 하나는 남쪽 기슭으로 가고, 또 한 부대는 동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마지막 부대는 골짜기로 출동하는데, 이 마지막 부대가 가장 수효가 많으며 실버스타 사단장이 직접 지휘하는 본부 사단입니다.
실버스타가 거느리지 않는 두 부대에는 각각 지휘관이 임명되어 실버스타 지휘하에서 떨어져 나가면 그 지휘관이 전원을 통솔합니다. 날씨가 좋아 상쾌한 아침
이면 까마귀 떼는 하늘 높이 올라 빠르게 날고, 날씨가 나빠 바람이 잦은 날에는 골짜기를 끼고 아주 낮게 날아갑니다.
그래서 까마귀떼를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은 골짜기이며 그것도 바람이 약간 부는 날이 더 좋습니다.
♣(-어네스트 톰슨 시튼의 동물기 중에서-) ”
실버스타가 누구입니까?
그렇습니다. 한 까마귀 떼의 우두머리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어디에서 산다고 했습니까? 그렇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이아가라 강과 이리호를 오가며 산다고 했습니다.
이번의 경우는 아까의 땅벌과는 또 달리 그 관찰이 상당히 오래 그리고 여러곳에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더 오랜 시간이 걸렸고 힘도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관찰의 대상에 따라 그 방법과 기간은 서로 다릅니다.
또 관찰의 결과를 남기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관찰했던 당시의 상황을 앞에서 보았던 파브르나 시튼의 경우처럼 정확하게 글로 남기는 방법입니다.
여기에는 관찰 장소와 시간, 그리고 관찰의 대상이 생물인 경우라면 생김새, 움직임, 습관 등 그러한 것들을 적어넣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딱딱한 글 하나만으로 관찰의 기록을 남긴다면 관찰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옮겨적을 수도 없으려니와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그것을 설명해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병아리가 알에서부터 부화되는 과정을 관찰하고 있다면, 그리고 거미의 집짓기 과정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면 다른 어떠한 말로 하는 설명보다 그리고 글보다도 직접 그 과정을 하나하나 자세히 스케치한 한 장의 그림이 더 관찰의 결과를 정확하게 그리고 생생하게 전달해줄 것입니다.
이런 경우 당시의 상황을 직접 스케치하거나 또는 보다 정밀한 사진 등의 기술적인 방법을 이용한다면, 그 관찰 결과야말로 우리가 하고자 하는 탐구의 훌륭한 자료로써 손색이 없을 것은 물론입니다.